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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의 교​향​곡

by Sangnok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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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 세계가 태어나던 날 고동 소리에 처음 눈을 뜨고 세상의 빛을 처음 보던 날 세지도 못할 소리와 색깔이 내 세계에 쏟아졌고 손을 뻗어서 처음 안긴 품은 너무나도 따스하였기에 나의 세상은 이리도 따스한 것이라고 생각했지 잠을 깨어나 너로 태어나 무한한 이 세상에 너는 그 자체로 빛난다 너의 세월은 하나뿐인 노래가 되리라 저 너머까지 푸른 대지에 처음 발 디디고 작은 풀 하나를 만지던 날 초라함 속에 담긴 한 우주가 손 끝에 울려퍼지고 고개를 들어 올려본 하늘은 너무나도 광활히 펼쳐져 내가 선 땅은 이리도 장엄한 세계라고 생각했지 잠을 깨어나 너로 태어나 하나뿐인 너의 모든 것이 그저 완전하다 너의 인생은 아름다운 소설이 되리라 끝내 일어나 계속 걸어간 네가 사는 모든 시간들이 전부 찬란하다 너의 여정은 맥동하는 우주가 되리라 저 너머까지 II. 인생의 교향악 바람은 세계를 그려가고 나의 종이 위엔 글이 쓰여 내 이름으로 된 노래를 지어 가락을 자아냈다 무수히 흘러간 기억들과 철없이 뛰놀던 세월들이 나를 이루었던 음표가 되어 어제를 써내렸다 흘러가는 말은 내 가사가 되고 세상은 무한히 이어지리 내 인생이 잣는 교향악에 모든 시간 위에 나는 웃고 울부짖고 끝내 눈물로 된 노래 안을 살아왔다 나는 닳고 닳아 땀 속에서 부서지고 다만 모든 끝에 빈 손으로 웃으리니 여기 내가 살아왔다 세상은 나로서 시작되고 고로 시작부터 고독하여 너는 그 노래의 여름에 찾아와 나를 껴안았다 아득하던 별의 소나기와 만개하던 꽃의 바다 사이 시간은 영원한 무대 같았고 그 위를 뛰놀았다 문득 밤이 오고 어둠이 내리면 그 밤조차 별들에 감싸여 모든 것이 그저 빛나던 날 모든 시간 위에 나는 웃고 울부짖고 끝내 눈물로 된 노래 안을 살아왔다 나는 닳고 닳아 땀 속에서 부서지고 다만 모든 끝에 빈 손으로 웃으리니 여기 내가 살아왔다 가는 모래 위에 쌓아올린 약속처럼 결국 비와 함께 밀려오는 파도처럼 안녕이란 말도 없이 계절은 떠나고 모든 것은 추억이란 병 속에 갇히리 천천히 III. 상실과 이별의 여행 바람을 따라서 봉우리를 오르면 추억은 어느덧 꿈보다 길어져 한없이 오르다 나는 문득 멈춰서 나의 내리막이 시작됨을 본다 살 에는 이별은 바다처럼 넘치고 예고도 없는 채 가을이 날 찾아와 하나둘 하나둘 낙엽들이 떨어져 그때 깨닫는다 삶은 잃어가는 것이라고 한없이 한없이 태양을 쫓아가면 인생의 주제는 돌연 비극이 되고 몸부림친 끝에 절벽을 올라서면 사랑도 열정도 어느샌가 사라져 무너져갈 뿐 그제서야 하늘을 올려다보면 내가 선 이 곳은 너무 아뜩하여 작은 모래만도 못한 나를 본다 의미 없는, 찰나 같은 IV. 천 줄기 바람이 되어 나의 시대여 내가 산 짧은 꿈이여 초라한 이 세월을 미소로서 떠나기를 높음도 빛남도 모두 다 버리고 낮지만 가장 큰 떨림이 되리니 나의 세계여 내게 온 기적이여 내가 산 모든 날을 사랑할 수 있기를 비극은 영혼을 흔들 시가 되고 눈물은 천 줄기 바람이 되어 흐르리 슬픔이 영원히 끝나지 않듯이 기쁨도 끝없이 이어져 나가리니 그러나 나약히 결국 쓰러져갈 때 세월이 차가이 나를 먹어치울 때 어둠은 모두의 승리자가 되겠지 노래는 결국엔 모두 끝나갈 테니 하지만... 모든 시간 위에 나는 웃고 울부짖고 끝내 눈물로 된 노래 안을 살아왔다 나는 닳고 닳아 땀 속에서 부서지고 다만 모든 끝에 빈 손으로 웃으리니 여기 내가 살아왔다 여기 내가 살아왔다.. 여기 내가 살아왔다... V. 대교향곡 풍랑 속에서 뜨던 눈이 감겨 나의 폐허에 무너지던 날 넘쳐 흘렀던 소리와 색깔이 내 세계를 빠져나가고 내가 걸었던 모든 시간들이 마지막 시선 위를 스쳐가 나의 세계는 이리도 짧았던 순간이라 생각했지 나로 태어나 너를 알아간 그 나날의 매 순간이 기쁨 속의 날이었다 이 작은 생은 너로 인해 그저 완전했다 설움조차도 티끌조차도 찰나 같은 단 하루조차도 더없이 심장이 떨려 세계가 꺼지고 천국의 빛을 처음 보던 날 모든 환희도 모든 고통들도 고요 속에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단 하나라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더 사랑할 수 있기를 이 시대 위에 이 노래가 비로 내리기를 모든 선율이 여기 끝에서 가장 장대히 완결되고 내 교향곡은 바로 이 순간 시작되었다 보라 세상아 나의 우주가 여기 있었다
2.

about

언젠가 뉴스에서 유명한 그림작가가 불치병에 걸려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만일 나 또한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게 된다면, 단 한 개의 곡만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곡을 쓰고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를 상상하면서 만든 곡입니다.
즐겁게 들어주세요.

#반주는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credits

released December 6, 2018

작곡/작사 - 상록수
보컬 - 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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